내가 한살 더 먹기 싫다고 이야기 했지만 세월이라는 녀석은 어느덧 이제 겨울이니 한살 더 먹을 준비를 하라고 제촉한다. 몇일전 담장 넘어로 붙어 있던 은행잎을 모두 한꺼 번에 떨구더니 나에게 한살 더 먹을 준비는 되었냐 되묻는다
나 : 준비되지 않았다면 좀 기다려 줄 수는 있니?
연말이 다가왔음을 알리는 것인지 벌써 커피가게는 크리스마스 분위기의 빨간색 일회용컵을 준비했다. 나에게는 너무나 어려웠던 "베르린 천사의 시"라는 영화에서 천사가 사람으로 환생하여 가장 처음 하는 일 추운 겨울 호호 불면서 마시던 커피 한잔 어쩌면 고통(추위)라는 것을 한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베르린 천사에게는 하고픈 일인지 모르겠으나, 서울에 첫눈이 내린 오늘 나에게는 손난로의 대용, 구수한 커피향에 이끌려 떠오르는 아련한 옛추억의 도구일 뿐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